악마의 게임, 유저를 미래로 보내버리는 ‘타임머신’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시즈마이어의 문명6>.
턴 방식 전략시뮬레이션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켜 나만의 문명을 건설하는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플레이 했고, 가장 좋아하는 이 게임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2010년 출시와 함께 큰 이슈와 화제성을 몰고왔던 전작 <문명5>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6년 첫 출시한 <문명6>가 출시하였다.
<문명6>는 기본적으로 전작 <문명5>의 시스템 대부분을 그대로 차용하였다. 육각타일 형태로 맵을 구성하고, 사회제도 연구 시스템이 기술 테크트리와 비슷한 형태로 다시 등장하였다.
특수지구와 시설, 불가사의를 타일에 건설한다는 점이 전작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심시티’ 요소가 추가되어 시설 배치에 유의해야 한다. 일꾼의 자동 노동 방식이 불가능해지면서 일꾼을 생산하고, 건설하고, 건설 횟수 소진 후 재생산하는 번거러움과 생산을 위한 불필요한 턴 소비가 발생되었다.
전체적 게임성이 <문명5>와 너무 흡사하고, 만화풍으로 변해버린 각 문명의 지도자 캐릭터들의 모습에 호불호가 갈리면서 전작에 비해 화제성이 많이 떨어지게 되었다.
2018년 첫번째 확장팩 <흥망성쇠>부터 <문명5>와의 차별화된 시스템을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시리즈 처음 시도된 암흑기, 황금기, 영웅기 시스템과 충성도 시스템은 꽤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다만 충성도 하락으로 인해 전진 배치나 자리 선점 같은 전략적 도시 건설에 제약이 많아진 점은 아쉬웠다.
총독 시스템도 추가되었다. 총독을 도시에 보내 총독이 가진 고유 특수 능력으로 도시에 관련 추가 보너스를 얻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생산력을 증가시키거나 관련 특수지구에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양식장 같은 특수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다. 총독을 도시국가에 급파하여 사절에 영향을 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2019년 올해 두번째 확장팩인 <몰려드는 폭풍>을 출시하였다.
이번 확장팩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재해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화산이 폭발하고, 바닷가에선 태풍이 몰려오며 육지에선 회오리바람 발생된다. 사막에 모래폭풍과 툰드라 지형에 블리자드, 가뭄이 발생되고, 강이 범람한다. 게임 후반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여 저지대가 침수 당하는 재해까지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재해 요소가 추가되면서 ‘심시티’ 요소가 매우 중요해졌다. 화산이나 범람원과 가까운 필드에 도시나 시설물을 건설하는 경우, 화산폭발이나 강의 범람으로 인해 파괴된다. 해변가의 경우, 환경오염으로 인해 극지방의 얼음이 녹으면서 저지대가 침수된다. 도시를 펼치고 시설을 건설할 때 그만큼 장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연재해가 꼭 나쁜 효과만을 내는 것은 아니다. 홍수가 나면 주변 땅이 비옥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식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화산 주변도 폭발 이후 생산량이 두 배 증가하는 효과를 얻는다. 이런 자연재해의 효과를 잘 이용한다면 빠른 도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모든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몇가지는 예방이 가능하다. 강의 범람의 경우, 댐을 건설하여 더 이상 주변이 파괴되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저지대 침수는 방파제 같은 시설을 건설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난 확장팩에서 빠졌던 세계회의와 외교승리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주변 국가로부터 외교적 환심을 얻어 세계회의에서 투표권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세계회의에서 다양한 안건이 상정되는데 이러한 안건에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간에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안건은 매우 다양하다. 특수지구 건설로 문화폭탄 효과를 얻거나 특정 자원에 보너스를 부여할 수 있다. 특정 대상을 함께 공격하거나 특정 도시에 전파된 종교를 몰아낼 수도 있다. 세계 박람회와 노벨상을 수여하는 안건도 상정할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인 ‘미래시대’도 추가되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사회정책과 제도, 과학기술들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미래시대에 걸맞는 거대로봇 유닛과 해양 풍력발전 등의 새로운 시설들도 추가되었다.
<몰려드는 폭풍>은 오랜 시간 동안 유저들이 간절히 원했던 요소들을 적절히 반영한 결과물로 보인다. 방사능 오염지에서의 생존을 주제로 한 멀티플레이 모드 <레드 데드>까지 무료 업데이트를 하는 등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인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자동으로 화면시점이 옮겨가는 문제와 유닛이 가끔 생각지도 못한 이상한 길로 경유하는 바람에 턴을 날려버리는 문제, 다소 호전적이고 때로는 멍청해서 답답한 AI가 여전히 짜증난다.
몇 가지 문제점이 눈에 띄긴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게임을 하고 있다. '세계 정복'이라는 욕망과 도시가 발전되어가는 모습에서 묘한 중독성을 갖게 하는 것 같다.
두편의 확장팩과 6편의 DLC로 더욱 풍성해진 <문명6> 참신한 소재와 다양한 콘텐츠는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턴 방식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꼭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시길 권한다.